이전 포스팅에서 학습과 리듬에 대해 읽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리듬이 무엇인지, 그 리듬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말이죠. 그렇다면 발도르프 교실에서는 리듬을 어떻게 응용할까요? 저학년 아이들이 시간과 요일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리듬을 만들어 주는 걸까요? 리듬의 응용에는 끝이 없지만, 우리는 발도르프 교실에서 어떻게 ‘배움’이 이루어지는지 주목해야 합니다.
단계별 학습; 3-day rhythm; 3일 리듬
아침 공부와 과목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단계별 학습’입니다. 제가 있는 미국에서는 3-day rhythm이라고도 하는데요, 사실 국어로는 어떻게 부르는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요점은 3일에 걸쳐 진행되는 학습입니다. 1단계는 일반적으로 첫날 하루 동안 진행됩니다. 2단계는 일반적으로 다음날인 둘째 날에 발생합니다. 세 번째 단계는 학습 목표에 따라 조금 유동적인데요, 보통은 세 번째 날에 발생하지만 학습 목표에 따라 몇주, 몇 달, 혹은 경우에 따라 몇 년에 걸쳐 진행되기도 합니다.
세 번째 단계의 안내 목표는 고정되어있지 않으며 유동적이고 살아있는 개념을 탐구하고 고려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완성이고 유기적인 개념에 집중함으로써 학생들은 학습 내용을 소화하고, 내 것으로 만들며, 그것을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을 가질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갖게 됩니다. 이 때문에 각 학생은 수업 내용을 차별화되고 의미 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학습 내용을 의미 있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가르침은 배움으로 전환됩니다.
1단계 리듬; 첫 번째 날
3-day rhythm의 첫 번째 날, 교사는 새로운 수업 내용을 제시하거나 어린이에게 특정 학습 경험을 제공합니다. 아이들에게 제공된 새로운 내용과 경험은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의 의식 속에서 더 깊은 기억의 층으로 가라앉게 되는 것이 교사의 목표입니다.
듣기에는 완벽해 보이는 이 방법이라도, 이 학습 방법을 통해 무엇이든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너무 추상적인 내용을 가르친다면 아이들은 그것을 ‘소화할 수 없을 것’이고, 지루하고 재미없는 수업의 경우, 즉 보통은 너무 구조화되지 않거나 나이에 맞지 않는, 아이를 혼란스럽게 하는 교육은 학생들의 주의를 충분히 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나오는 조기교육의 나쁜 예 입니다. 쉬운 예로는 초등학교 3학년에게 중학교 1학년 수업 내용을 선행학습 시킨다면 아이는 책을 읽고 ‘이제 알겠다, 이해가 된다’라고 하겠지만 사실은 정말 이해를 한 게 아니라 ‘써져있는 내용을 읽었고, 기억할 수 있다’가 더 맞는 표현이겠죠.
2단계 리듬; 두 번째 날
3-day rhythm의 둘째 날은 어떤 모습일까요? 전날의 내용은 기억의 층으로 가라앉아버렸지만, 아이들은 교사에 의해 전날 배운 내용을 다시 기억해 내도록 요청받습니다. 모든 학생의 기억이 정형화된 모습일 것 같으신가요? 토론을 통한 회상의 과정에서 학생들은 이제 창의적으로 개별화되고 차별화된 학습 결과를 표현합니다. 어떤 학생은 기억을 못 한 부분을 다른 학생이 기억하고, 학급으로서 기억을 짜 맞춰 어제 배운 내용의 전체를 완성하죠. 이 과정을 통해 어제의 ‘가르침’은 이제 학생들의 소유가 되었고, ‘배움’으로 변형되었습니다. 그리고 개개인의 마음에서는 배운 내용에 본인의 감정을 담아 동의, 비동의, 선과 악 등 판단이 발생하죠.
그렇다면 왜 ‘가르침’의 내용이 기억의 층으로 가라앉기까지 기다리는 걸까요? 수면은 학습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많이들 합니다. 분명히 뇌는 REM과 깊은 수면 단계에서 중요한 방식으로 감각 정보를 처리하죠. 가르침으로부터 수면을 한 다음 날, ‘가르침’이 ‘배움’이 되어 있는 경험은 확실히 눈에 띌 것입니다.

3단계 리듬; 세 번째 날
아이들이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분석적이고 인과적인 사고 능력의 발달로 이동함에 따라 이 세 번째 단계는 수업에서 의식적으로 추구하는 요소로서 더욱 중요해집니다. 이 단계에서 개념적 영역에 대한 이해의 추가 발전이 있거든요. 다양한 경험, 판단 및 관점의 안내된 종합을 통해 학생들은 개념 또는 과학적 법칙을 식별하는 방향으로 인도됩니다. 첫 번째 단계의 씨앗은 이제 생생하고 유동적이며 현실에 기반한 개념의 꽃을 피우기 위해 경험하고 망각하고 창의적으로 기억하고 개별적인 표현의 과정을 통해 개발되고 변형됩니다. 어린아이들에게 그림으로 소개된 생활 개념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재조명됩니다. 커리큘럼의 내부 구조는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나선형 학습을 촉진합니다.
말이 조금 혼동되시죠? 리듬의 3단계는 나이에 따라, 교과 내용에 따라 3번째 날에 찾아올 수도 있으며 3년 뒤에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교사는 교과 내용에 있어 단 한가지 목표만 가지고 있을수는 없어요. 예를 들어 1학년 아이들에게 알파벳을 가르쳐 줄 때, 단기 목표는 a, b, c를 배워 구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장기 목표는 a, b, c 로 시작하는 단어를 필기 할 수 있는게 될 수 있겠죠. 따라서 같은 교과 내용일지라도 3단계 리듬은 교과 내용의 3번째 날, 단기 목표를 달성하며 올 수 있고 또 반년 후, 단어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며 쓰면서 또 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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