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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르프학교의 문화 / 공부와 복습 / 블로그 칼럼

발도르프 학교의 음악 – 라이브 vs. 녹음 음악

지난 포스팅에서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음악교육이 어떻게 이루어 지는 지 알아봤는데요, 혹시 발도르프 학교에선 녹음 음악을 최대한 피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 글에서 왜 녹음 음악을 피하는지 알아볼게요.

라이브 vs. 녹음 음악

제가 처음 발도르프 학교에서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작은 해프닝이 하나 있었어요. 저는 그 당시에는 발도르프의 ‘ㅂ’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녹음음악을 들려주지 않는다는 걸 몰랐어요. 이제까지 너무나 당연하게 해 오던 수업 방식이기에, 미리 알아 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거죠. 나름 ice-breaker 활동을 준비해 갔는데 시간을 주며 그만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고, “이 음악이 끝날 때까지 계속하는 거야” 라고 지시했죠. 저의 첫 수업이라 참관하시던 담임 선생님께서 허둥지둥 앞으로 오셔서 “우리 학교에선 이런 음악은 들려주지 않습니다” 라고 하셨을 때는 영문을 알지 못했는데, 나중에 보니 제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답니다.

왜 녹음음악보다 라이브 음악인가요?

발도르프 학교에서 음악교육이 이루어 질 때에는,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항상 실황(라이브)으로 진행되어요. 이는 음악교육 중, 음악을 들려줄 때도 같죠. 연주자가 외부에서 오는 음악가든, 노래를 불러주는 선생님이든, 아니면 어린이/학생 자신이든 상관없이 라이브 음악은 음악적 경험의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에요. 다만, 제가 미국에서도 발도르프학교에서 일 하다 보니 예외는 있었어요. 오이리트미 수업이 없던 저희 학교에는 대신 댄스 수업이 있었는데, 댄스 수업의 선생님은 외부 강사셨어요. 매 수업때마다 라이브 음악을 준비하실 순 없었기 때문에 대신 녹음 음악을 준비하셨었답니다.

경험의 차이

다른 예를 들어 볼게요. 학교에서 선생님이 미리 수업 내용을 녹음하고 수업 중에 그 녹음 내용으로 수업을 대신 하는 선생님을 본 적 있나요? 아마 아주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곤 없으실것 같은데, 녹음 음악을 들려준다는 건 그런 상황과 비슷해요.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할 수 있는데 왜 녹음으로 대신할까요?

물론 녹음으로밖에 들을 수 없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라이브로 제공을 할 수 있는 경우라면 최대한 그렇게 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아이들에게 녹음된 버전의 음악을 제공한다면 그 음악적인 경험은 기계적인 경험으로 남을 수 밖에 없어요. 반대로 라이브 음악은 녹음된 음악보다 그 공간 안에서 소리와 감정 등이 증폭되기 때문에 라이브 음악과 녹음음악의 경험은 절대로 같다고 볼 수 없어요. 비슷한 맥락으로 아기에게 보호자가 노래를 불러주는게 좋다고 하죠. 보호자와의 상호작용을 위해서요. 녹음된 음악을 틀어주면 보호자는 편하지만 그 경험에서 끌어낼 수 있는 상호작용은 모조리 없어지는 기회가 되는거죠.

라이브 vs 녹음 음악

라이브 음악을 듣는게 음악교육의 관점에서 좋은 점 – 배우는 점

음악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콘서트에 필요한 예의범절을 일찍부터 배우며, 연주와 노래를 부르는 다양한 수업을 수년에 걸쳐 경험하며 무대에 올랐을 때 좋은 연주를 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연습을 즐길 수 있게 돼요. 만약 계신 지역의 연주자들이 학교에 방문해 음악 공연을 해 주신다 하시면 사실, 두 팔 벌려 환영해야 해요.

그 이유는 단순히 라이브 음악을 듣는 경험 때문만이 아니라 사실 위에 제가 나열한 배울 수 있는 점들 때문이기도 해요. 전문가의 연주를 녹음이 아닌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경험은 꽤 대단하답니다. 음악을 듣는것뿐이 아니라 그 경험을 체험하는거니까요. 처음 연주를 접하는 아이들이라면 어떻게 앉아있어야 하는지, 언제 박수를 쳐야 하는지부터 배우기 시작해 연주를 하는 아이들이라면 저 연주자는 이런 기술도 쓰는구나, 이렇게 인사를 하는구나, 하며 연주자의 입장에 자신을 씌워 생각 할 수 있는거죠. 또한 연주자를 초청하는 것 뿐이 아닌 학생들이 나가서 공연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요, 공연을 위한 준비가 꽤 복잡하고 때때로는 학교 수업을 빼야 하지만 학생들은 보다 공식적인 환경에서 공연을 하는 연습과 자리가 필요해요.

다른 사람이 말하거나 노래하거나 춤을 추거나 노는 것을 듣고 볼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감정과 움직임을 온전히 느끼며 이해하게 되죠.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며 음악을 들을 때 속으로 춤을 춥니다. 반주란 모든 공연에서 우리가 모두 참여하는 활동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합쳐 우리는 음악교육이라 해요.

왜 녹음 음악이 나쁘다고 하죠?

위 [경험의 차이] 부분에서도 사알짝 말씀을 드렸는데요, 녹음된 음악을 들으면 바로 윗부분에서 언급된 내적 활동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돼요. 우리의 개인적인 감정이 동요 될 수는 있지만 연주자와의 상호작용이나 연주자의 의식은 우리의 경험 안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죠, 녹음 당시에는 누가 이 녹음 음악을 듣게될지 모르니까 말이죠. 교사로서 학생의 상황을 의식하지 않고 지시나 지시를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으세요? 아마도 아이들은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따르거나 들은 척도 하지 않을거예요.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이 교사는 어떠한 선생님으로 아이들에게 기억될까요? 아마도 크게 기억이 안나는 선생님이 되겠죠. 사실 어, 그런 선생님이 계셨나? 하고 기억되기조차 힘들 수 있어요.

선생님이 주는 지시도 이렇게 의식의 교류가 중요한데, 아이들에게 의식의 교류가 존재조차 하지 않는 음악적 경험을 준다면 얼마나 큰 경험을 놓치는 것일까요? 사실 많은 아이들이 거의 항상 녹음된 음악을 듣는게 사실이긴 해요. 어른인 우리도 그렇고, 요즘처럼 음악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엔 말로 할 수 없죠. 하지만 이런 시대에 살고 편리성이 높아질수록 우리는 아이들에게 ‘찐’ 음악의 경험을 제공 해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녹음 음악의 좋은 예

녹음된 음악을 사용하시기 전에 신중하게 효과와 이점을 비교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학습 목적으로 녹음된 음악은 사실 아이들에게 들려줘도 무방하다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면 역사가 있는 합창단의 녹음된 음악을 들으면서 아이들은 자신들이 이제까지 불렀던 음악과 비교할 수 있지요. 음악을 분석하며 들을 수 있는 나이대가 되면 음악을 비판적으로 잘 들을 수 있으며 개인의 분석을 기반으로 개선된 사항을 자신의 연주에 통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분석은 사실 녹음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그 자체로 권장됩니다.

지리 수업의 경우 원어민 음악가를 찾을 수 없거나 음악이 담임 선생님의 능력을 벗어나는 경우 먼 나라의 음악 관용구와 스타일을 소개할 수 있습니다. 베토벤에 대해서 배우는 아이들은 베토벤의 음악을 듣지 않고서는 대체 왜 위대한 작곡가라고 하는건지 이해를 할 수 없을거예요. 베토벤이란 사람에 대해 배우고 있는데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없다고 정작 제일 중요한 본질, 이 배움에 대한 의미를 없애버리는거죠. 어떤 사람은 녹음된 음악을 이론적 연구나 악보를 따라가는 연습을 위한 예로 소개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6-7학년쯤 되면 녹음 음악을 들려주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 나이가 되면 음악을 분석하며 들을 줄 알기 때문인데요, 위에서 언급 되었듯 음악을 분석하며 내 연주에 어떤 점을 고칠 수 있는지 토론이 가능하기 때문이예요.

발도르프 녹음 리코더 플룻 연주

출처: Association for Waldorf Music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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