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도르프 교구, 나무 장난감
발도르프 교실의 모습을 한번이라도 보신 분이라면 (실제로나, 사진으로나) 모든것이 나무와 천으로 이루어 져 있는걸 보셨을거예요. 나무 교구가 몬테소리 교구라고 많이들 알고 계신데요, 사실은 발도르프도 만만치 않답니다. 발도르프 교육에서 나무 장난감만 보이는 이유는 이유는 단순히 장난감 재료에 관한 선택을 넘어 아이들의 감각 발달, 창의적 성장, 정서적 안정, 환경에 대한 인식을 키우기 위한 철학적, 심리학적 기반이 있기 때문인데요, 발도르프 교육은 아이들이 장난감을 통해 세상을 깊이 경험하고, 자연과 조화로운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고자 해요. 플라스틱 장난감이 아닌 나무 장난감(나무 교구)만 고집하는 데에는 감각 이론과 환경 심리학, 발달 심리학의 여러 연구들이 뒷받쳐 주고 있어요. 한국에 계신 친한 선생님이 요즘 ‘발도르프 교구’가 인기가 많다고 하던데, 이게 대체 왜 좋은건지, 자세히 알아보세요!
1. 촉각과 감각 발달
나무 장난감은 아이들에게 풍부한 촉각 경험을 제공해요. 발달 심리학자들은 어린 아이들이 물체의 다양한 질감을 경험하는 것이 촉각 발달과 신경 발달에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그 이유가 조금 특별해요. 나무는 자연적으로 다양한 질감과 온도를 가지고 있어 플라스틱보다 훨씬 풍부한 감각 경험을 제공하는데요, 특히 나무는 만지면 만질수록 따뜻해지는 특성이 있어 아이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며 감각을 더 깊이 있게 자극할 수 있어요.
반면 플라스틱 장난감은 차가운 촉감으로 인해 가지고 놀면서 나무장난감같은 온기를 느낄 수 없어요. 위에서 제가 말했듯 나무 장난감은 따뜻한 촉감을 통해 아이들에게 심리적 편안함을 주지만 플라스틱 장난감은 그렇지 않아요. 연구에 따르면 따뜻한 감촉은 정서적 안정감과 신체적 편안함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어, 아이들이 나무 장난감을 통해 촉각 발달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을 함께 느낄 수 있다고 해요.
2. 단순함이 주는 창의적 놀이의 여지
발도르프식 나무 장난감은 복잡하지 않고 오히려 단순한 디자인에 많이들 “이게 내 아이에게 자극이 될 수 있어?” 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이런 디자인의 장난감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기 때문에 그 어느것보다 큰 자극을 줄 수 있어요.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놀이가 정형화되지 않고 자유롭게 해석될 수 있는 개방적인 장난감을 선호하는데, 이러한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아이들은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는데 온 힘을 씁니다. 발달 심리학자 피아제(Jean Piaget)의 이론에 따르면, 아이들은 (1) 단순한 형태의 사물을 다각도로 해석하고 (2) 놀이에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인지적 유연성과 창의적 사고를 발달시킨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너무나도 단순한 것 같은 블록 형태의 나무 장난감은 특정 기능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원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집이 될 수도, 다리가 될 수도 있고 또 배가 될 수도 있는 유연성은 아이가 놀이 속에서 세상을 자유롭게 상상하고 창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답니다. 반면 플라스틱 장난감은 보통 특정 기능이나 역할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놀이의 다양성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경우는 미리 정해진 틀 안에서만 놀이를 하게되고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놀이보다는 장난감의 기능에 의존하는 놀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안정감
제가 이미 1번에서 언급했듯이 나무 장난감은 아이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답니다. 나무 특유의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색감과 따뜻한 감촉은 아이들에게 시각적, 촉각적으로 편안함을 제공하는데요, 플라스틱 장난감은 특유의 인공적인 촉감과 차가운 느낌으로 인해 감각 발달에 덜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일부 연구에서는 플라스틱 장난감이 아이들에게 더 강한 시각적 자극을 주어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해요.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자연적인 요소는 인간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스트레스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 나무의 따뜻한 촉감과 자연스러운 색감은 아이들에게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준다고 생각해요.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나무 장난감의 이런 장점을 고려해 아이들이 안정감을 느끼고 놀이에 더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4. 납 노출 위험 최소화
요즘은 워낙 스펙트럼의 종류도 많고, 그만큼 스펙트럼이 흔하기 때문에 발견이 된다면 내 아이가 치료를 더 잘 받을 수 있어 좋지요. 또 예전하고는 인식도 많이 달라져 이제는 당당히 치료를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후천적인 요소 때문이라면 최대한 그 가능성을 줄이고 싶은게 부모라고 생각해요.
플라스틱 장난감의 일부 제품엔 납(lead)과 같은 위험한 성분이 포함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요, 특히 저가형 장난감이나 규제가 덜한 수입 장난감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플라스틱 장난감의 밝고 선명한 색을 내기 위해 납이 포함된 색소가 사용되었을 수도 있고 또 특히 오래된 장난감이라면 그 옛날, 규제가 약했던 시절에 생산되었을 확률이 높기때문에 납 성분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비교적 높아요.
이미 알고 있었지만 현재 만 6개월 아기를 키우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뼈져리게 느끼는 중인데요, 아기들은 입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요. 교수님의 직접적인 말씀을 빌리자면 “Babies see the world through their mouths.” 라고 하셨어요. 이 말은, 아기들은 물건을 입에 넣고 씹는 행동을 통해 세상을 탐색한다는 말로도 표현이 될 수 있는데요, 아기들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아이들에게 납이 노출 될 위험이 더 높습니다.
납은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영향이 갈 수 있는데 그 중 특별히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신경 발달이예요. 낮은 수준의 노출이라도 납은 신경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납에 노출이 많이 되는 아이들이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와 같은 발달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기 때문에 신체에 축적될 경우 아이의 인지 발달과 행동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나무처럼 자연적이고 안전한 재료로 만든 장난감을 선호합니다.
5. 자연과의 연결과 환경 의식 함양
발도르프 교육은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함을 강조해요. 발도르프 교사이던 배경 때문인지, 아니면 자라던 환경 때문인지, 저도 환경 보존에 관심이 매우 많아 석사는 환경 교육으로 전공했을 정도인데요, 나무 장난감은 단순히 장난감이 아니고 자연의 일부라고 볼 수 있어요. 플라스틱과 달리 나무는 자연에서 온 재료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환경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줄 수도 있고요. 환경 심리학 연구에서는 아이들이 자연과 물리적으로 연결된 경험을 통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가질 수 있다고도 합니다.
장난감 이야기에서 살짝 벗어나 이야기를 하자면, 발도르프의 많은 수업도구들 또한 자연적인것으로만 구성되는데요, 대표적인건 저학년 수업에 사용되는 크레용이예요. 밀랍으로 만들어진 이 크레용도 1학년 아이들에게 처음 소개를 할 때에 자연의 이야기로 소개를 하게 되는데 이렇게 소개하게 됨으로 이건 그냥 크레용이 아닌, 꿀벌들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되는거랍니다.
나무는 생분해되며(compostable), 재활용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sustainable) 자원으로 만들어져 아이들에게 자연의 순환을 체험하게 해줍니다. 플라스틱 장난감과는 달리 나무 장난감은 아이들이 환경 보호와 생태적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하는거죠. 아이들은 나무 장난감을 통해 환경에 대한 존중을 배우고, 이를 통해 자연을 아끼는 태도를 기르게 됩니다.
또한 이미 많이들 아시듯 플라스틱 장난감은 대량 생산되고 자연 분해조차 되지 않아 환경 오염을 초래할 수 있는 반면 나무 장난감은 자연과 지속 가능한 관계를 유지하며 친환경적인 가치를 아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요. 발도르프 교육은 이러한 나무 장난감의 특성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머리로만 아는게 아닌, 마음으로 받아들여 내면화를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감각 발달, 정서적 안정, 창의적 사고, 환경에 대한 의식을 길러주는 나무 장난감을 선호하는데요, 나무 장난감은 발도르프 교육 철학에 따라 아이들의 균형된 성장을 지원하며, 아이들이 세상과 더욱 깊이 연결된 건강한 인간으로 자라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여겨집니다.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자연 환경을 위해 새 나무 장난감을 사야겠어! 라고 생각하신다면 혹시 주위에 나눔이나 저렴하게 중고로 판매되는 플라스틱 장난감은 없는지 둘러보세요. 물론 모두 나무 장난감이면 더없이 좋겠지만, 때로는 새 물건을 사는것보다 이미 판매된 물건을 landfill로 보내지 않는게 더 좋을때도 많답니다. 저 또한 발도르프 교사지만 모든 장난감을 나무로 구비하지는 못했어요. 주위에서 물려받은 플라스틱 장난감도 꽤 되고요. 저는 제 선에서, 제 신념을 가지고, 어떤것은 플라스틱을 집에 들이고, 어떤건 들이지 않고 했답니다.
No Comments